나신교 신자 권미란
단순한 의문 하나를 갖고 바르셀로나에 살기 시작.
그냥 낮잠 자는 문화를 즐기는 스페인의 삶이 살아보고 싶었고,
책에서 학교에서 배우던 가우디 건축물 그리고 유럽의 건축물을 직접 내 두 눈으로 보고 싶어서 왔다.
그런 단순한 생각 하나로 지금의 난!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유쾌한 현재의 삶을 즐기고 있다.
앞으로 더 스펙타클해질 내 삶에 대해 항상 기대하고 스스로를 응원하는 나신교 신자 권미란 가이드입니다.
처음, 바르셀로나를 만나다
Q. 바르셀로나에 왜 왔어? 여행? 일? 새로운 도전?
A. Siesta가 궁금해서 왔어. 낮잠 잘 여유가 있는 나라가 어떤지 궁금했고 살아보고 싶었어.
Q. 바르셀로나에 발 디뎠을 때 들었던 생각, 기분, 냄새, 날씨, 분위기는 어땠어?
A. 11월인데 너무 더웠어. 게다가 할로윈 변장한 사람들을 보고 식겁(?)했던 기억이..
Q. 바르셀로나에서 일정 짤 때 가장 먼저 정한 건 뭐야?
A. 몬주익 분수쇼. 숙소가 가까워서 그거 먼저 보러 나갔어.
Q. 바르셀로나에서 먹어본 건 뭐야?
A. 핀쵸스! 사실 그때는 당연히 타파스 라고 생각하고 맛있게 먹었지! 뒤늦게 핀쵸스란 사실을 알고 혼돈이 왔었지 하하
Q. 바르셀로나에서의 숙소는?
A. 아… 최악이었어. 가격은 비싸고 방은 코딱지(?)만 하고 콘센트도 없는 최악!!
Q. 바르셀로나에서 만나본 가우디 작품은?
A. 까사바트요!
Q. 가우디 작품 만났을 때 어떤 느낌이었어?
A. 천재를 뛰어넘어 화성에서 온 건축가가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어
Q. 바르셀로나 구경 하던 날 가장 좋았던 곳은 어디였어? 지금도 그래?
A. 가이드북 보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무작정 걸었어.
그때 걸었던 Gran Via de les Corts Catalanes 길이 너무 좋았어.
11월의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그 가로수 길을 걷는데 내가 기대했던 그 스페인의 여유를 느꼈었지.
지금도 가끔 가는데 그 느낌 그대로야!
Q. 바르셀로나에서 새해를 보내던 날 뭐했어? 포도도 12개! 성공했어?
A. 아.. 좋지 않았어! 몬주익 분수쇼에 행사 구경갔다가 사람들에게 깔려 죽을 뻔 하고 변태도 보고.. 친구들도 잃어버리고! 포도는 먹지도 못하고 지쳐서 집에 갔었지..
Q. 바르셀로나에서 찾아온 슬럼프?
A.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는 말처럼 슬럼프가 오기 전에 즐기려고 해서일까. 슬럼프따위 아직은 없었어.
Q. 처음을 되새겼는데, 기분이 어때?
A. 내가 바르셀로나에 첫 발을 내디디던 추억을 회상하니 다시 그 때로 돌아온 기분이었어.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하지 못했었지.
생각보다 잘 자리잡은 내 모습에 스스로 뿌듯하면서도 초심을 잃지 말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 앞으로도 처음 바르셀로나에 왔을때 그때의 내 목표! 잊지 말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지!
나의 첫 스페인 친구
지인, 친구 그 어떤 연고지 하나 없었지만 모험을 하겠노라 생각하고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나
스페인어도 막 배우기 시작했던 나는 스페인 친구를 만든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언어부터 배우고보자 라고 생각하며 어학원을 열심히 다니던 어느날
교실 밖에서 들리던 한국말에 너무 반가워 교실을 뛰쳐나갔고, 그곳에 있는 한국사람들에게 헌팅(?)을 하였다.
그렇게 스페인에서 첫 한국친구를 만들었다.
그 친구는 나와 성향과 비슷해 같이 저녁에 음주가무를 즐기곤 했다.
그렇게 주말엔 보른(Born)에서 불목, 불금,불토, 불일(매일을 불같이 보낸 나)을 보내던 어느날
보른에 있는 MIX라는 작은 PUB겸 클럽에서 남남커플(?)을 발견했다.
한국이었다면 남자2명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당연히 친구라 생각하겠지만 여긴아니다.
남자 2명을 커플로 바라보는 게 이상하지 않은 곳이다.
스페인에 갓 도착한 나에게는 신기한 문화였다.
커플이 맞을까? 라며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너무 쳐다본 탓 아니 덕분에(?)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 했고 그들이 커플이 아닌 형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 막 옹알이를 시작한 나에게 그들과의 대화는 어려웠고
금붕어 마냥 입만 뻐끔뻐끔 고개만 끄덕끄덕 하다 보니 어느덧 우리는 친구가 되어 있었다.
이렇게 나는 첫 스페인 친구를 갖게 되었다.
스페인 친구는 나에게 바르셀로나의 구석구석을 알려주었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의 문화를 많이 보여주었다.
그 친구들과 보낸 여러 날 중 처음 그들의 홈 파티에 초대된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월 겨울이 끝나갈 무렵, 홈 파티에 초대받았다.
까딸루냐 지역에서 겨울에만 먹을 수 있다는 대파요리 “깔숏”을 먹자고 했다.
먹고 마시는 것이라면 내가 빠질 수 없다며 꼭 가겠다고 약속했다.
첫 스페인 친구 집 방문이기에
스페인 사람들은 집에 초대받으면 와인 혹은 까바나 후식을 챙겨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소주 몇 병을 사 들고 찾아갔다.
도착해 보니 여러 초대 받은 사람들이 있었고 친구의 부모님도 계셨었다.
순간 나는 내가 잘못 생각한 점이 떠올랐다.
왜 나는 당연히 부모님은 참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괜히 그런 생각한 내 스스로가 창피했으나 그 창피함도 금방 사라져버렸다.
깔숏과 바베큐 고기를 먹으며 대화의 꽃이 피어나는데
친구 부모님들 또한 서슴없이 재치 있는 농담도 하시고 야한 농담(?)에도 즐거워 하셨다.
어른에게 예의와 격식을 차려야 하는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문화라 그날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친구가 나를 불러내더니 옷 갈아 입으란다.
초대 받기 전 날 갈아 입을 옷을 가져오라 그러길래, 왜냐고 물어보니 밤에 놀러 나가야 하니깐!
이라고 했을때 사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깔숏의 잿더미 데코레이션과 향긋한 바베큐 향이 베인내 옷을 보니 그제서야 이해가 됐다.
그렇게 우리는 멋지게 차려입고 불타는 밤을 보내기 위해 클럽으로 향했다.
첫 Amigo 덕분에 나는 지금도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있다.
가끔 그의 부모님과 함께 산책을 하기도 하고 쇼핑, 근교 여행을 가기도 한다.
우연한 계기로 친구가 된 그 덕분에 나는 마음이 따뜻한 스페인 가족도 갖게 되었다.
스페인에서 향수병따위 앓지 않게 도와주는 그들을 보면서,
언젠가 나도 꼭 내 가족들을 그의 첫 한국인 Amigo로 만들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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